나는 전기공학과를 전공으로 졸업하고 좋아하던 교수님의 말에 혹해서 전기기술사를 꿈꾸게 되었다.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련있는 직무였던 건축전기설계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시작했다. 자아 탐구를 하지 못하고 남의 말에 이끌려 직업을 선택하게 된게 문제였던 것 같다. 나는 이 회사에서 3년 6개월 정도 일을 했다. 일은 생각보다도 더 힘들었다. 1년동안 야근 하지 않는 날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다. 업무 강도가 높다는 건 알고 시작하기도 했고, 나는 일과 삶의 균형보다는 가파른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나와 맞지 않는 일을 체력이 바닥날정도로 지속하게 되니 점점 지쳐갔다. 왜 나와 맞지 않았을까? 설계 자체는 재미있었다. 나는 주로 건축물의 용도나 구조를 파악해서 알맞게 전등이나 전열,..